CASE-039 · 발표 전날 밤 · 도시 식물원 연구동

습도 68%의 밀실

★★★★★ · 약 15~25분 · 용의자 6명 · 1인 플레이 ·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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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 68%의 밀실 사건 현장

사건의 시작

도시 외곽 식물원 연구동에는 밤에도 창 너머로 조명이 새어 나오는 방이 하나 있다. 습도조절 배양실. 온종일 68퍼센트로 맞춰 둔 눅눅한 공기 속에서, 국난초는 세계에 하나뿐인 난을 길러 왔다. 다른 연구원들이 하나둘 퇴근한 뒤에도 그 방의 불빛만은 자정을 넘겨서까지 꺼지지 않는 날이 많았다.

그는 이 일에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들였다. 씨앗도 아닌 시료 하나를 골라내는 데만 몇 달, 실패한 개체를 솎아내는 데는 셀 수 없는 밤을 썼다. 동료들은 그런 그를 두고 집요하다고도, 융통성이 없다고도 했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말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품종을 얻어냈다.

특허 발표를 하루 앞둔 그날 밤에도 그는 배양실에 남아 있었다. 발표 자료를 다시 훑어보는 척했지만, 실은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 아무도 모르게, 자료의 한 줄을 고쳐 쓰는 일이었다. 그 한 줄의 무게를 아는 사람은 그 밤엔 그 자신뿐이었다.

연구소 복도는 조용했다. 발표를 앞둔 사람들의 발걸음이 여기저기서 부산했지만, 배양실 쪽은 늘 그렇듯 고요했다. 두꺼운 유리벽 너머로 식물들이 조명 아래 가만히 서 있었고, 그 사이를 오가는 그의 그림자만이 이따금 움직였다.

정문의 카드출입 기록은 그 시간대의 모든 걸 정직하게 남긴다고 다들 믿었다. 태그를 찍지 않으면 문은 열리지 않고, 문이 열리지 않으면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 —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 온 규칙이었다. 유리벽도, 쪽문도, 천장의 환기구도 저마다 자기 몫의 규칙을 지키고 있었다.

그날 밤에도 이 건물 안에서는 저마다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다른 동에서는 발표 리허설이 한창이었고, 하역구역에서는 마지막 화물이 오가고 있었고, 재배구역 어딘가에서는 낮은 목소리가 오갔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을 뿐, 그 밤을 특별하게 여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음 날 아침이면 국난초가 몇 해에 걸친 성과를 세상에 알릴 예정이었다. 습도조절 배양실의 불은 여느 밤처럼 늦게까지 켜져 있었고, 그 사실을 이상하게 여긴 사람도 없었다. 발표 자료를 마지막으로 손보는 중이겠거니 하고, 연구동 사람들은 저마다 제 일을 마치고 하나둘 건물을 빠져나갔다.

다음 날 아침, 배양실 문을 연 사람은 평소와 다른 공기를 곧바로 느꼈다. 습한 공기 속, 국난초는 자신이 평생을 들여 가꾼 화분들 사이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발표를 몇 시간 앞둔 연구동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정문 출입 기록을 확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 그 시각, 이 문으로는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다고. 유리벽도 쪽문도 환기구도 손댄 흔적 없이 멀쩡했다. 밀실이라는 단어가 조용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밀실이라는 말은 증명이 아니라 인상일 뿐이다. 겉보기에 닫혀 있던 방 안에서, 정말 아무도 그를 해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밀실이라 부르며 안도하는 동안에도, 방 안에 남은 흔적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겉보기엔 완전히 닫혀 있던 방, 그러나 그 죽음은 사고가 아니었다. 이 밀실이 정말 닫혀 있었다면, 그 안에서 국난초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사건에서 하는 일

  1. 현장을 훑어 단서를 직접 찾습니다. 자동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2. 인물들의 진술을 나란히 놓고 서로 어긋나는 지점을 찾습니다.
  3. 확인한 것과 아직 확인하지 않은 것을 수첩에 나눠 적습니다.
  4.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 나가 범인 한 사람을 지목합니다.
  5. 지목 후 사건의 전말과, 각 단서가 무엇을 가리켰는지 대조해 봅니다.

누구에게 맞나

사람을 모으거나 진행자를 정하지 않고 혼자 추리하고 싶은 사람, 운이나 반사신경이 아니라 논리만으로 답이 정해지는 문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정답은 하나이고, 도달 가능한 단서만으로 그 하나에 이르도록 설계·검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