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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014 · 집안 산의 조상 묘를 옮기기 전날 밤 · 집안 납골당 지하 유골함 보관실

봉안당의 밤

난이도 3/5 · 약 40~60분 · 용의자 6명 · 1인 플레이 ·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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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안당의 밤」 사건 포스터 — 봉인도 출입기록도 멀쩡하다. 다만 벽 한 면이 도면과 다르다.

사건의 시작

여씨 집안이 관리하는 납골당은 평소 20시면 불을 껐다. 그날만은 달랐다. 내일 새벽 집안 산에 모신 조상의 묘 열일곱 개를 파내 이곳으로 옮기기로 되어 있었고, 오늘 밤은 조상에게 그 사실을 미리 알리는 제사를 준비하는 날이었다. 1층 준비홀에는 제사상이 차려지고 있었고, 지하 유골함 보관실 쪽에서는 구역을 합치는 공사에 쓰인 자재를 치우는 소리가 간간이 올라왔다.

집안 대표 여문중은 그 소란 한가운데를 천천히 걸어 다녔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제사 그릇 놓을 자리를 손수 짚어 가며 잡았고, 젊은 사람들이 매는 장례 깃발 매듭을 두 번씩 확인했다. 집안 일이라면 사소한 것 하나도 남에게 미루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그는 칭찬으로도 흉으로도 들어 왔다.

주머니에는 며칠 전 받은 진단서가 접힌 채 들어 있었다. 심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를 자식들에게도 아직 꺼내지 않았다. 묘 옮기는 일만 끝내고 말하자고 그는 몇 번이나 미뤘다. 그날도 약봉지는 안주머니 깊숙한 자리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사흘 전, 회장은 묘 이전 공사의 비용 정리 서류를 넘겨보다가 맞지 않는 숫자를 찾아냈다. 철거했다는 면적과 튼튼하게 덧댄다며 돈을 청구한 자재량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그날 이후 회장은 몇 사람을 따로 사무실로 불러 앉혔고,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불려 간 사람들만 안다. 다만 내일 전체 모임에서 정식으로 회계 검사를 요청하겠다는 말만은 여러 사람이 들었다.

묘 이전 공사 현장소장 강착공도 그렇게 불려 간 사람 중 하나였다. 사무실에서 나오는 그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는 얘기가 그날 저녁 내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그는 지하 공사 구역의 여러 잠금장치를 여는 열쇠를 쥔 유일한 외부인이기도 했다.

집안 어른 여법도는 묘를 파내는 일 자체가 마뜩잖았다. 조상 자리를 함부로 건드린다는 것이 그의 말이었지만 사람들은 그 밑에 더 오래된 것이 눌려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40년 전 종갓집 맏손자 자리를 두고 두 집안이 겨뤘고, 밀려난 쪽이 법도의 집안이었다.

집안 모임 청년회장 여분양은 준비홀 옆방에서 낯선 손님을 맞고 있었다. 납골당을 디지털로 전환하자는 사업 얘기였고, 회장에게는 아직 꺼내지 못한 얘기였다. 장례지도사 임상례는 장례 진행 계약이 다른 업체로 넘어갈지 모른다는 소문에 며칠째 잠을 설쳤다. 종갓집 맏며느리 최정성은 남편이 끌어다 쓴 사업 빚 때문에 조상 묘가 있는 산의 서류를 몰래 들춰 보고 있었다.

행사 시작을 앞두고 복도에서 짧은 실랑이가 있었다. 향을 피우는 그릇인 향로를 손에 든 여법도가 지하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마주 오던 최정성이 그의 팔을 붙들었다. 법도는 잠시 버티다 팔을 빼고 준비홀로 돌아갔다. 그 순간 자기 마음이 어디까지 갔었는지는, 나중에 그 자신이 먼저 털어놓았다.

제사 준비가 무르익어 가던 무렵, 제사 용품을 나르던 임상례가 유골함 보관실 B구역 문을 열었다. 여문중이 유골함 선반 앞에 쓰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공사비 정리 서류 뭉치가 흩어져 있었다. 문은 잠긴 그대로였다. 손잡이에 붙은 봉인 스티커는 뜯긴 자국 없이 온전했고, 문 옆 출입기록판에는 발견 직전까지 그 문을 연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찍혀 있었다. 유골함 보관실 안은 서늘했고, 유골함 문패들만 벽을 따라 나란히 서 있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던 방에서, 여문중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사건에서 하는 일

  1. 현장을 훑어 단서를 직접 찾습니다. 자동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2. 인물들의 진술을 나란히 놓고 서로 어긋나는 지점을 찾습니다.
  3. 확인한 것과 아직 확인하지 않은 것을 수첩에 나눠 적습니다.
  4.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 나가 범인 한 사람을 지목합니다.
  5. 지목 후 사건의 전말과, 각 단서가 무엇을 가리켰는지 대조해 봅니다.

누구에게 맞나

사람을 모으거나 진행자를 정하지 않고 혼자 추리하고 싶은 사람, 운이나 반사신경이 아니라 논리만으로 답이 정해지는 문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정답은 하나이고, 도달 가능한 단서만으로 그 하나에 이르도록 설계·검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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