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시작
카페 '정성'은 새벽부터 문을 여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사장 곽카페가 15년째 한결같이 지켜 온 이 작은 카페는, 낡았지만 정갈하게 손질된 나무 카운터와 손때 묻은 스테인리스 저울 하나로 매일 아침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크라우드펀딩으로 후원을 모아 2층 사무실까지 확장한 참이었다. 후원자들과의 신뢰가 두터운 만큼, 정산의 투명함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장이었고, 통장 내역 하나까지 손수 챙기는 꼼꼼한 성격으로 동네에 알려져 있었다.
카페를 채우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오픈과 마감을 나눠 맡은 바리스타 두 사람 — 동생 현일찍과 누나 현마감 — 은 몇 년째 순서를 바꾸지 않고 하루를 열고 닫아 왔다. 동생은 새벽같이 나와 원두를 갈고 매장 불을 켰고, 누나는 저녁이면 그날의 마지막 잔을 닦으며 문단속을 맡았다.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 온 만큼, 서로의 출퇴근 시간표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될 만큼 당연한 것이었다.
거의 매일 들르는 단골손님 변매일은 카페 구석 자리를 제 것처럼 여겼고, 건물을 관리하는 왕점검은 아침마다 클립보드를 들고 건물 안팎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게 일과였다. 매일 원두를 대는 납품기사 육원두는 뒷문으로 조용히 왔다 자루만 부려 놓고 다음 매장으로 떠났고, 크라우드펀딩 후원모임을 챙기는 총무 지총무는 색색으로 표시한 폴더를 손에서 놓는 법이 없었다.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작은 카페와 얽혀 있었고, 서로의 아침 동선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굳이 캐묻는 사람은 없었다.
그날 아침도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시작되는 듯했다. 게시판에는 오늘 오전 정산 발표가 있을 거라는 공지가 붙어 있었고, 주방 벽에는 늘 그렇듯 '매일 오전 9시 오픈'이라는 안내판이 걸려 있었다. 뒷문에는 몇 달 전 새로 단 스마트락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누가 언제 드나들었는지, 묻지 않아도 스스로 기록해 두는 장치였다. 정문은 늘 9시가 되어서야 열렸지만, 뒷문은 원두 배송과 오픈 준비를 위해 그보다 이른 시각부터 오갈 수 있었다. 다들 각자의 사정을 안은 채 그 아침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정산 발표를 앞둔 사장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 분주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인 돈이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 후원자들 앞에서 낱낱이 밝힐 참이었다. 며칠 전부터 통장 내역과 영수증을 대조하며 밤늦게까지 사무실 불을 켜 두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그 발표가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아침 일정이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며칠 밤을 뒤척이게 만든 마감 시한이었다. 하지만 그날 아침, 정산 발표보다 먼저 카페 안에서 조용히 벌어진 일이 따로 있었다는 사실은, 아직 아무도 알지 못했다.
9시, 문이 열리자 평소와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카운터 안쪽, 원두 저울 옆에 곽카페가 쓰러져 있었다. 늘 가장 먼저 시작되던 원두 계량은, 그날따라 손도 대지 못한 채 멈춰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하나같이 같은 말을 했다 — 방금, 다 같이, 처음 봤다고. 하지만 뒷문의 스마트락은, 아무도 묻지 않은 질문에 이미 답을 적어 두고 있었다. 수사는 그 말이 정말인지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됐다.
카페 사장 곽카페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사건에서 하는 일
- 현장을 훑어 단서를 직접 찾습니다. 자동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 인물들의 진술을 나란히 놓고 서로 어긋나는 지점을 찾습니다.
- 확인한 것과 아직 확인하지 않은 것을 수첩에 나눠 적습니다.
-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 나가 범인 한 사람을 지목합니다.
- 지목 후 사건의 전말과, 각 단서가 무엇을 가리켰는지 대조해 봅니다.
누구에게 맞나
사람을 모으거나 진행자를 정하지 않고 혼자 추리하고 싶은 사람, 운이나 반사신경이 아니라 논리만으로 답이 정해지는 문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정답은 하나이고, 도달 가능한 단서만으로 그 하나에 이르도록 설계·검증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