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시작
백운산 천문대의 겨울 관측 시즌은 그날 밤으로 끝날 예정이었다. 오후 세 시부터 능선을 덮기 시작한 눈이 저녁에는 옆으로 날았고, 여섯 시가 되기 전에 진입 도로가 통제됐다. 산 위에 남은 사람은 일곱이었다.
장천문은 스물아홉에 이 산에 올라와 서른 해를 여기서 보냈다. 반사망원경이 아직 손으로 돌아가던 시절 사람이라, 그는 관측 배정표와 실제 지향 기록을 종이로 뽑아 나란히 놓고 보는 버릇이 있었다. 젊은 직원들은 서버에서 클릭 몇 번이면 끝나는 일을 왜 종이로 하느냐고 물었고, 그는 종이는 두 장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라고 대답했다.
그 버릇 때문에 어긋난 줄이 나왔다. 배정표가 비어 있는 시간대에 망원경이 같은 좌표를 반복해서 바라본 기록이었다. 한 달치가 아니라 삼 년치였고, 그 좌표는 별이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는 그 종이 뭉치를 파카 안주머니에 넣고 두 주를 혼자 다녔다.
그 두 주 동안 그는 평소보다 말이 적었다. 저녁 배식 줄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한 사람씩 오래 봤고, 회의에서는 늘 하던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이 인사를 건네면 반박자 늦게 받았다. 몇몇은 대장이 은퇴를 앞두고 마음이 물러졌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흘에 한 번씩 산 아래 재단 사무국에 전화를 넣었다. 통화는 늘 짧았고 끝나면 수화기를 한참 내려다봤다. 한 번은 젊은 연구원에게 삼 년 전 예산 서류가 어디에 묶여 있는지 물었고, 연구원이 이유를 되묻자 그냥 옛날 걸 좀 본다고만 했다. 그 무렵 사무동 복사기 앞에 서 있는 시간이 부쩍 길어졌다.
그날 저녁, 박노출은 워크숍 마지막 순서로 옥외 데크에 카메라 두 대를 걸었다. 한 대는 북쪽 하늘만 좁게 담는 망원 구도였고, 다른 한 대는 하늘과 천문대 전경을 함께 담는 광각이었다. 그는 광각 쪽 셔터를 열어 놓고 밤새 닫지 않을 참이었다. 수강생들에게는 별이 하늘에 그리는 원호를 보여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숙소 사물함에는 랜턴이 이름표와 함께 걸려 있었다. 능선을 따라 흩어진 건물 넷 사이에는 실내 연결로가 없어서, 눈보라 치는 밤에 건물을 옮기려면 옥외 통로를 걸어야 했고 그러려면 반드시 랜턴을 집어 들어야 했다. 색은 사람마다 달랐다. 처음 이 산에 온 사람이 자기 색을 고르는 것이 여기 관습이었다.
밤이 깊어지자 각자 자기 자리로 흩어졌다. 제어동 지하에서는 발전기가 낮게 울었고, 암실에는 붉은 안전등이 켜졌다. 제어실 콘솔 앞에는 사람이 붙어 앉았고, 사무동 비상계단에는 오르내리는 발소리가 규칙적으로 났다. 능선 끝 관측탑 아래에서는 눈 위에 꽁초가 하나씩 늘어 갔다.
주경 돔은 관측 중이라 슬릿을 열어 두었다. 열린 틈으로 눈가루가 들어와 바닥에 얇게 앉았고, 안쪽 기온은 바깥과 거의 같았다. 관측 플랫폼은 사람 키 두 배쯤 높이에 있었고, 난간은 허리께에 왔다. 돔이 돌 때마다 바닥 레일이 낮게 갈리는 소리를 냈고 그 소리는 능선 위 건물 어디서든 들렸다. 삼십 년 동안 아무도 거기서 떨어진 적이 없었다.
그날 밤에도 장천문은 플랫폼 위에서 보고 초안을 손보고 있었다. 내일 아침 이사회에 올리겠다고 마음을 정한 참이었고, 그 결정을 아직 아무 서류에도 적지 않았다. 초안은 이미 서버에 있었지만 그는 종이 쪽을 더 믿었다.
자정 가까이, 돔을 잠그러 올라간 사람이 레일 위에 엎드린 그를 발견했다. 슬릿은 그때까지 열려 있었고 바닥의 눈가루에는 발자국이 여러 겹 겹쳐 있었다. 흉기는 없었고 눈보라는 그치지 않았다. 산 아래로는 무전이 닿지 않았다. 여섯 사람은 날이 밝을 때까지 같은 능선 위에 함께 머물러야 했다.
데크에 걸려 있던 카메라 두 대가 그 밤을 통째로 찍었다. 그날 밤, 백운산 천문대에서 장천문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사건에서 하는 일
- 현장을 훑어 단서를 직접 찾습니다. 자동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 인물들의 진술을 나란히 놓고 서로 어긋나는 지점을 찾습니다.
- 확인한 것과 아직 확인하지 않은 것을 수첩에 나눠 적습니다.
-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 나가 범인 한 사람을 지목합니다.
- 지목 후 사건의 전말과, 각 단서가 무엇을 가리켰는지 대조해 봅니다.
누구에게 맞나
사람을 모으거나 진행자를 정하지 않고 혼자 추리하고 싶은 사람, 운이나 반사신경이 아니라 논리만으로 답이 정해지는 문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정답은 하나이고, 도달 가능한 단서만으로 그 하나에 이르도록 설계·검증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