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055 · 폐교 확정 후 스무 해 만의 동창회 밤 · 한서고 기숙사 동

동창회의 밤

★★★★★ · 약 35~60분 · 용의자 6명 · 1인 플레이 ·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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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의 밤 사건 현장

사건의 시작

폐교는 봄에 확정됐다. 본관 아이들은 이미 다른 학교로 옮겼고, 기숙사 동만 이달 말 기록물 이관을 앞두고 전기와 물이 아직 끊기지 않았다. 재단에서 그 일을 맡을 사람을 찾을 때 손을 든 사람은 사무국장 서이관이었다.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이라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이관 목록을 짜려면 건물 안의 종이를 전부 세어야 했다. 그는 1층 행정실도 3층 생활실도 아닌 4층 다락 창고부터 열었다. 사감이 스무 해 넘게 압수품을 쌓아 둔 방이었다. 담배와 만화책과 초창기 휴대전화가 학년별로 담겨 있었고, 상자 옆면마다 번호표가 붙어 있었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 그대로 폐기될 물건들이었다.

번호가 3-7인 상자 바닥에서 접힌 쪽지 한 장이 나왔다. 그해 겨울 차막내를 지하로 불러낸 쪽지였다. 서이관은 그 글씨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획을 맺는 방향도 기울기도 그의 손과 달랐다. 자기 글씨가 아니었다.

차막내는 그때 열여덟이었다. 3층 생활실에서 그는 이름 대신 심부름으로 불렸다. 담배 사 와, 라면 끓여 놔, 하는 말 끝에 이름이 붙는 일이 없었다. 그해 겨울 그 애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다쳤고, 어떻게 다쳤느냐고 묻는 어른들에게는 혼자 미끄러졌다고만 말했다. 봄이 오기 전에 자퇴했고 그 뒤로 아무도 연락하지 않았다.

학교는 그 일을 사고로 정리했다. 남은 기록이라고는 사감실 캐비닛에 든 벌점대장의 한 줄뿐이었고, 거기에는 그 밤 지하로 내려간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동창들은 스무 해 동안 그 한 줄을 근거로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그 애를 부른 사람이 서이관이라는 이야기였다.

서이관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 밤 늦게 지하로 내려간 사람이 자기인 건 맞았고, 아니라고 말해 봐야 그 자리에서 믿어 줄 사람이 없었다. 몇 해 지나자 해명은 변명처럼 들렸고, 다시 몇 해 지나자 그 이야기는 그냥 사실이 되었다. 반 모임에서 그 애 이름이 나오면 그는 잔을 들고 잠깐 웃었다.

쪽지를 찾은 날 밤 그는 잠을 자지 못했다. 이튿날 그는 쪽지를 봉투에 담고 봉투 겉면에 상자 번호와 찾은 날짜를 손으로 적었다. 벌점대장과 나란히 놓고 보이면 될 일이었다. 누구를 지목할 생각은 없었다. 자기 이름에 스무 해 붙어 있던 것을 떼어 놓고 싶었을 뿐이다.

동창회 날짜는 이관 하루 전으로 잡혔다. 저녁에 자습실로 모인 사람은 일곱이었다. 경비업체 팀장이 된 하경호, 개원의가 된 배정형, 라디오를 진행하는 노방주, 시교육청 장학사가 된 윤장학, 그리고 그해 사감이던 문점호와 조리실장이던 오조리. 마지막으로 들어온 서이관은 외투를 벗지 않고 앉았다.

그는 잔이 두어 번 돌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늘 할 얘기가 있다고만 말했다. 무슨 얘기냐고 묻는 사람에게는 이따 하자고 했다. 자리는 금세 흩어졌다. 그는 이관 전 마지막 현장 확인을 하겠다며 1층 복도 끝 철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갔다. 그 철문에는 안쪽에서만 걸리는 옛 빗장이 달려 있다.

밤이 깊도록 그는 올라오지 않았다. 철문을 다시 연 사람이 계단 아래에서 그를 찾았다. 스무 해 된 기록을 바로잡으려던 사람은, 바로잡기 하루 전에 죽었다.

그의 안주머니는 뒤집혀 나와 있었고, 계단 중간에는 겉면에 손글씨가 적힌 빈 서류봉투가 떨어져 있었다. 그날 밤, 한서고 기숙사 동에서 서이관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이 사건에서 하는 일

  1. 현장을 훑어 단서를 직접 찾습니다. 자동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2. 인물들의 진술을 나란히 놓고 서로 어긋나는 지점을 찾습니다.
  3. 확인한 것과 아직 확인하지 않은 것을 수첩에 나눠 적습니다.
  4.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 나가 범인 한 사람을 지목합니다.
  5. 지목 후 사건의 전말과, 각 단서가 무엇을 가리켰는지 대조해 봅니다.

누구에게 맞나

사람을 모으거나 진행자를 정하지 않고 혼자 추리하고 싶은 사람, 운이나 반사신경이 아니라 논리만으로 답이 정해지는 문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정답은 하나이고, 도달 가능한 단서만으로 그 하나에 이르도록 설계·검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