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 사건 현장 · ★★★★☆
1203호의 마지막 원고
월요일 아침 9시, 웹툰 작가 서도윤(35)이 연락을 받지 않자 담당 편집자의 부탁으로 관리실 직원이 오피스텔 1203호 문을 열었다. 서도윤은 책상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책상 위에는 뚜껑 열린 수면제 통과 위스키 잔, 태블릿에는 짧은 메모. 검안의는 일요일 밤 11시에서 11시 20분 사이에 숨졌다고 본다. 편집자 박정민은 그날 밤 부산의 호텔에 묵은 것이 확인됐다. 감식 결과 태블릿 화면과 약통에서는 지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 도윤의 것까지 닦여 있었다. 현장을 둘러보고 답해 보자.
- 서도윤 웹툰 작가 · 숨진 사람
- 한지우 어시스턴트 (29)
- 박정민 담당 편집자 (41)
- 서가은 도윤의 누나 (38)
자살인가, 살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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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살인가, 살인인가?
정답과 풀이 보기 (스포일러)
정답: 살인 → 서가은
- 태블릿 메모는 밤 11시 12분에 저장됐고 책상에는 수면제와 위스키가 있다. 자살처럼 보인다.
- 그런데 도윤은 밤 9시 40분에 편집자에게 «내일 아침에 보낼게요» 라고 답했다.
- 책상 위 잔은 하나인데 물 자국은 둘이다. 보조 의자 앞에 누군가의 잔이 놓여 있었다.
- 그 잔은 싱크대 건조대에 씻겨 엎어져 있다. 누군가 자기 잔만 씻어 두었다.
- 도어락을 보면 밤 10시 51분에 안에서 문을 열어 누군가를 들였고, 11시 26분에 안에서 문이 한 번 더 열렸다. 도윤은 늦어도 11시 20분에 숨졌으니 11시 26분에 문을 연 사람은 도윤이 아니다. 손님이 메모를 남기고 나갔다.
- 태블릿과 약통에서 도윤의 지문까지 닦여 있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자기 물건의 지문을 닦지 않는다 — 손님이 약을 먹이고 메모를 꾸민 뒤 흔적을 지웠다. 살인이다.
- 그 밤에 오겠다고 한 사람은 둘이다 — 지우(9시 58분 «지금 갈게요»)와 누나(10시 40분 «근처야, 올라갈게»). 둘 다 10시 51분까지 문 앞에 닿을 수 있었고, 둘 다 언제 왔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둘 다 나중에 «그냥 돌아갔다» 고 했다 — 지우는 1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도로 탔다고, 누나는 동 앞까지 갔다가 돌아갔다고. 기록만으로는 누가 들어왔는지 가를 수 없다 — 한 사람은 거짓말이다. 편집자는 그날 밤 부산의 호텔에 있었다.
- 손님 자리 접시에는 까 먹은 땅콩 껍데기가 수북하고 부스러기까지 흩어져 있다. 손님은 땅콩을 먹었다. 도윤 쪽에는 껍질이 없다.
- 작업실 단톡: 지우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고, 도윤은 원래 땅콩을 안 먹는다. 손님은 지우가 아니다.
- 그러니 10시 51분에 들어온 사람은 누나 서가은이다. «동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갔어» 가 거짓말이다.
동기 — 가은은 동생에게 몇 번이고 돈을 빌렸다. 그날 밤 도윤은 더는 못 빌려준다며 «이번 주에 엄마한테 다 말할 거야» 라고 했다. 가은은 얼굴 보고 얘기하자며 올라가 같이 술을 마셨고, 동생의 잔에 수면제를 탔다.
이 사건의 트릭 — «누가 왔나» 를 기록(도어락·대화)이 둘로 좁히고 — 둘 다 돌아갔다고 한다 — 마지막 하나는 그림(손님 자리의 까 먹은 땅콩)과 기록(알레르기)을 맞대야 가려진다.